경제

소비자들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살 것 없다"

신종철 기자 | 기사입력 2018/09/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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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추구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28일 열린 가운데 예전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년대비 참여기업 수와 행사 기간 등이 대폭 줄고, 할인율 역시 높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 `찬밥` 신세에 놓였다.

 

백화점 문을 열자마자 상품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어째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확 당기지 못하는 걸까.
우선 경기 불황에 소비심리 자체가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소득 중 소비지출 비율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78.9%로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쓸 수 있는 돈이 100원이 있어도 78원 밖에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령화와 내수·고용 부진 탓에 미래 소득이 불안해지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아예 줄인 것이다. 돈을 벌 수 있을 때 벌어서 쓰지 말고 잘 모아둬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그만큼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이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전혀 못 맞춰 주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은 유통업체들의 상시 할인 행사에 익숙해져 있다"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내세운 최대 80% 할인율이라는 것도 아웃렛이나 해외 직구 등에서 흔히 하는 마케팅이다. 따라서 그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율이 아니면 소비자들 눈에 들어오기라도 하겠냐"고 지적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스마트` 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게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사실 국내 유통 구조상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란 처음부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의 백화점들은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매해 팔고 있다. 따라서 연말쯤이면 쌓인 재고 대방출이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이와 달리 국내 백화점은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받고 매장을 대여해주는 일종의 임대 사업의 형태를 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는 것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그렇다고 유통업체에서 제조나 입점업체에 파격적인 할인을 위해 마진을 줄이자는 얘기도 섣불리 꺼낼 수 없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갑질`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소비자 뿐 아니라 참여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큰 메리트가 없다. 정부 주도 행사다보니 `마지못해` 참여하는 식이다.

실제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참여 업체는 지난해 446곳이었으나 올해 350여개사로 줄었다.


행사 기간 역시 전년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2017년에는 34일(9월28일~10월31일)이었지만 올해는 9월28일~10월7일이다. 행사 기간이 짧아지면서 관련 예산 역시 34억5000만원, 지난해 6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유통업체 한 임원은 "내수 진작을 도모하자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소비자와 유통업체로부터 해가 갈수록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로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철기자 s1341811@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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